안녕하세요.

오늘은 금이 간 치아의 치료

이후 경과에 대해서 말씀드려볼까 해요.

2년 전에

왼쪽 아래 맨 끝 어금니가 흔들리고 씹지 못하겠다고 오셨던 환자분입니다.

왼쪽 사진을 보시면 명확하게 뒤쪽으로 연장된 금이 보이시죠.

원인은 충치도 아니고, 잇몸염증도 아니었습니다.

치아에 금이 가 있으면서 이미 흔들리기 시작한 치아는

사실 예후가 좋지 못합니다.

아픈 것을 해결하려 신경 치료를 하고

금이 연장되는 것을 막기 위해 씌운다 하더라도

금간 것이 연장되는 것을 막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이런 치아들의 경우 보통 2-5년 사이에

뿌리 끝까지 금이 연장되고 치아가 심하게 움직이면서

주위 잇몸뼈가 염증으로 가득차 모두 흡수되는 양상을 보입니다.

보이시는 대로입니다.

처음에는 뿌리 주변의 치주인대라는

연조직만 염증상태인 것으로 보이지요.

2년 후에는 염증이 심해져 치아 주변 치조골이

모두 흡수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신경치료와 씌우는 치료는 잘 되어서

그럭저럭 2년 동안 안 아프게 쓰셨지만

어느 순간 딱 소리가 나면서 심하게 흔들리셨답니다.

아마도 조금 남아있던 잇몸뼈와 치아 뿌리의 결합이 마지막으로 깨지면서

완전히 뼈에서 분리가 된 것이겠지요.

발치 이후에 뿌리를 살펴보니 뿌리 끝까지 연장된 금이 명확히 보입니다.

치아 균열에서 치근 수직파절까지 진행된 경우죠.

안타깝지만 이 치아는 발치하게 되었죠.

이후 임플란트를 위해 잇몸이 아물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치아는 왜

금이 가게 된 걸까요??

젊은 여성분이시고 충치도 없으시고, 잇몸병도 없으십니다.

딱딱한 음식 씹는 걸 좋아하지도 않으시고

이갈이를 한다거나 이를 악물어서

치아에 무리가게 하는 악습관도 없으시구요,

이럴 때 추정해볼 수 있는 것은

맨 위에 사진에 보이는 금 인레이입니다.

충치를 파내고 본을 떠서 만든 금을 붙이는 금인레이는

치아와 적합도도 좋고 예후도 비교적 좋은

충치치료 방법이지만

24시간 힘을 받는 치아에

시간이 갈수록 쐐기로 작용하게 됩니다.

10년 이상된 금인레이가 있는 치아에 금이 가있는 것을

치과의사라면 자주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애초에 저 치아의 충치를 금인레이로 안 했다면 어땠을까요?

맨 위의 사진에 보이는 금인레이 크기의 충치라면

경보치과의 첫번째 치료 선택은 (복합레진이나 GI같은) 직접 수복입니다.

10년도 더 지났으니 잘 썼다고 환자들은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만약 그때 금으로 안 때우고

더 연한 재질인 복합 레진이나 아니면 차라리 보험재료인 GI로 때웠으면

금도 안 가고 그럼 뽑지 않아도 되지 않았을까 생각하면 너무 비약일까요?

발치로 이어진 결과만 보고

너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일까요?

그래서 요즘 경보치과에서는

생애 첫번째로 파는 충치치료에 대해 고민이 많습니다.

이게 정말 이 치아와 환자에게 최선일까,

그냥 두면 평생 쓸 수 있는 치아를

너무 빨리 건드는 게 아닐까...

치과의사의 치료 선택은 순간이고,

당장에야 너도 나도 자기가 치료 잘했다고 할 수 있을진 모르지만

진짜 치료 결과는 이렇게 한참 후에서야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나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알 수 없다고 생각하니

비장한 책임감마저 느껴집니다.

치아의 장밋빛 미래까지 약속할 수 있는 치과의사가 되도록

더 고민해봐야할 것 같습니다.

이상 치아균열에서 치근 수직파절로 발전된 발치 치아를 보면서

들었던 생각을 좀 정리해봤구요,

치과 이전하기 전의 마지막 포스팅이 될 것같습니다.

다음 주에는 새로운 곳에서

더 활기찬 포스팅으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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